"경차 하나에 2천만 원을 태워?" 최근 한국 경차 가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말레이시아에는 '상식 파괴범'이 존재한다. 바로 페로두아(Perodua) 마이비(Myvi)다. 기아 모닝보다 크고, 엑센트만큼 넓은데 가격은 1,4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2005년 출시 이후 '도로의 신(King of the Road)'으로 군림하며 누적 100만 대를 팔아치운 이 차가, 왜 국산차 제조사들에게 불편한 진실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 뼛속까지 파헤친다.
페로두아 마이비 전측면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1. 전면부 디자인: '저가형'의 티를 벗고 '전투력'을 입다
3세대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마이비의 인상은 더 이상 순박하지 않다. 초기형의 둥글둥글한 이미지를 과감히 삭제하고, 날카롭게 찢어진 헤드램프와 'X'자 형상의 범퍼 디자인으로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이는 형제차인 다이하츠 시리온(Sirion)보다 훨씬 과감하며, 젊은 층이 열광하는 '양카(좋은 의미의 튜닝카)' 잠재력을 순정 상태에서 품고 있다. 단순히 멋만 부린 게 아니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프론트 스커트와 LED 주간주행등(DRL)의 배치는 이 차가 단순한 '마트용 장보기 차'가 아님을 증명한다. 국내 경차들이 귀여움에 호소할 때, 마이비는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을 택했다.
페로두아 마이비 전면부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2. 측면 프로파일 & 크기: 경차 가격에 소형차 크기를?
마이비의 전장은 3,895mm, 휠베이스는 2,500mm다. 여기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기아 모닝(전장 3,595mm)보다 무려 300mm가 길고, 현대 베뉴(휠베이스 2,520mm)와 맞먹는다. 즉, 가격은 경차인데 덩치는 소형 SUV급이라는 소리다. 이것이 바로 마이비가 시장을 장악한 결정적 무기다. 측면 비율은 전형적인 톨보이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뒤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윈도우 라인으로 둔탁함을 지워냈다. 15인치 휠은 차체 비례에 딱 맞아떨어진다. "작은 차는 좁다"는 편견을 비웃듯, 실내 공간을 극한으로 뽑아낸 패키징 기술은 토요타 그룹의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페로두아 마이비 측면부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3. 퍼포먼스 & 효율: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
1.3L 및 1.5L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95~103마력을 낸다. 수치만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22.2km/L(1.3L 기준)**라는 공인 연비를 보는 순간 평가는 달라진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없이 순수 내연기관으로 이 정도 효율을 뽑아내는 건 기술적 기이함에 가깝다. 여기에 페로두아의 자랑인 ASA(Advanced Safety Assist) 3.0이 탑재되어 있다. 전방 충돌 경고,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이탈 방지 등 첨단 ADAS 기능을 1천만 원대 차량에 때려 넣었다. "안전 옵션은 비싼 차의 전유물"이라며 옵션 장난질을 치는 일부 제조사들이 뼈 아파해야 할 대목이다.
페로두아 마이비 디테일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4. 실내 공간: 화려함 대신 '생존형 실용주의'
실내를 보면 솔직히 플라스틱 도배다. 고급감? 기대하지 마라. 하지만 마이비의 실내는 '철저한 도구'로서 완벽하다. 8+1가지 시트 배열이 가능한 '멀티 시트' 기능은 차박은 물론, 긴 화물 적재까지 가능하게 한다. 마치 혼다 피트(Fit)의 매직 시트를 연상케 하는 공간 활용성이다. 계기판은 TFT LCD로 현대화되었고, 인포테인먼트는 안드로이드 오토는 없지만 미러링을 지원한다. 다소 투박해 보일지라도, 버튼 하나하나가 직관적이고 고장 날 걱정이 없어 보인다. **"자동차는 가전제품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듯한 이 아날로그 감성이 오히려 신뢰를 준다.
페로두아 마이비 실내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5. 후면부 & 가격 분석: 국산차 가격 거품의 증거
후면부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가격표다. 2025년형 기준 1.3L 모델은 약 46,500링깃(약 1,450만 원)부터 시작하며, 풀옵션인 1.5L AV 모델도 약 59,900링깃(약 1,870만 원)에 불과하다. 현재 한국에서 캐스퍼 풀옵션이 2,000만 원을 넘기는 상황이다. 마이비는 더 크고, 더 잘 달리고, 더 안전한데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물론 관세와 시장 환경 차이는 있지만, **엔트리카의 본질인 '접근 가능한 가격'**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비는 국산차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호구'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페로두아 마이비 후면부 / 출처=페로두아 홈페이지
💡 카앤이슈 Insight
"가격표만 럭셔리가 된 한국 소형차 시장에, '가성비'란 단어의 진짜 의미를 교육하는 참된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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