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독점 끝? 270도 회전 시트·500km 주행 ‘지커 믹스’, 미니밴 판을 흔들다

1.48m 개방폭과 270도 회전 시트로 미니밴 공간 개념을 재정의
800V 아키텍처 기반, 10분 충전·500km 주행의 전기차 성능
실구매가 4천만 원대 예상, 카니발 독점 시장에 던진 결정타
지커 믹스 전측면 45도 공식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전측면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기아 카니발이 10년 넘게 쌓아온 '패밀리카 철옹성'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중국 지커(Zeekr)가 내놓은 '믹스(Mix)'는 단순히 전기로 가는 미니밴이 아니다. 자동차의 허리인 B필러를 과감히 삭제하고, 앞좌석을 거실 의자처럼 돌려버리는 파격적인 공간 설계로 "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라운지"를 구현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고민하던 아빠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 이 녀석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1. 상식 파괴의 시작, "B필러가 사라졌다"

기존 미니밴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했다. 지커 믹스는 조수석 쪽 B필러(차체 기둥)를 도어 내부에 통합시키는 초고강도 설계로, 앞문과 뒷문을 활짝 열었을 때 무려 1.48m라는 광활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이는 성인 두 명이 우산을 펴고 나란히 탑승해도 걸리지 않는 수준이다.

카니발이나 스타리아가 구조적 한계로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이 설계는, 유모차를 접지 않고 싣거나 휠체어가 바로 진입하는 등 승하차 편의성의 차원을 달리한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지커 측은 "특수 열처리 강판을 적용해 기존 B필러보다 강성을 높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의 미래를 현재로 앞당긴 '공간 혁명'이다.

지커 믹스 전면부 디자인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전면부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2. "이건 차가 아니다" 270도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

실내로 들어오면 자동차보다 고급 라운지에 가깝다. 핵심은 1열 시트다. 전동으로 270도 회전이 가능해 2열 탑승객과 마주 보고 대화하거나, 아예 창밖을 바라보며 '물멍'을 때릴 수도 있다. 카니발의 경우 2열 회전은 가능하지만 1열은 고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간 활용의 유연성 면에서 지커 믹스가 '압도적 우위'를 점한다.

여기에 13인치 클러스터와 15인치 OLED 디스플레이, AR-HUD(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본이다. 나파 가죽으로 도배된 시트와 레그 서포트는 패밀리카가 갖춰야 할 안락함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단순히 사람을 태우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정차 시에도 가치를 창출하는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진화했다.

지커 믹스 측면 슬라이딩 도어 개방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측면부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3.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압살하는 '421마력'의 힘

성능 제원표를 보면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초라해질 지경이다. 지커 믹스는 후륜 싱글 모터만으로 최고출력 421마력(310kW)을 뿜어낸다. 시스템 합산 출력이 245마력 수준인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체급 자체가 다르다. 제로백 6.8초라는 수치는 이 차가 덩치 큰 미니밴임을 망각하게 만든다.

배터리 기술 또한 위협적이다. 102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CLTC) 기준 702km를 달린다. 한국 환경부 인증을 거쳐도 500km 중후반대는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은 단 10.5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채운다. 충전 스트레스라는 전기차의 고질적 병목 구간을 기술력으로 돌파했다.

지커 믹스 주행 또는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4. 가격 경쟁력, 이것은 '선전포고'다

중국 현지 시작가는 약 5,800만 원. 만약 한국 시장 진출 시 보조금 혜택을 100% 받는다면 실구매가는 4,000만 원대 중후반까지 떨어진다. 현재 카니발 하이브리드 풀옵션이 5,0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상황에서, 라이다(LiDAR) 센서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기본으로 갖춘 전기 미니밴이 더 저렴하게 나온다는 건 시장 생태계를 교란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전포고'다.

지커는 이미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타격하는 가격 정책은, 애국심에 호소하던 국산차 마케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점이 왔음을 시사한다.

지커 믹스 실내 회전 시트 및 인포테인먼트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실내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5. [AI Insight] 남은 과제는 '중국차'라는 주홍글씨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B필러 삭제에 따른 측면 충돌 안전성은 아직 글로벌 테스트(NCAP 등)로 검증되지 않은 '미지수의 영역'이다. 사고 발생 시 수리비 폭탄과 AS 네트워크의 부족함도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잠재적 리스크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차라서 안 산다"라고 치부하기엔 지커 믹스가 보여준 상품성의 밀도가 너무 높다. 카니발이 독점해 온 패밀리카 시장에 등장한 이 강력한 메기는, 현대차그룹에 긴박한 '혁신'을 강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소비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딜레마'가 시작됐다.

지커 믹스 후면 디자인 이미지

2025 지커 믹스 후면부 / 출처=지커 미디어센터

💡 카앤이슈 Insight

"카니발의 진정한 적수는 팰리세이드가 아니라, 공간 개념을 송두리째 바꾼 중국산 전기 MP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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