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들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불리던 기아 모하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도심형 SUV의 득세 속에서, 대배기량 디젤 엔진을 얹은 프레임 바디의 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장례식은 아직 이르다. 모하비가 떠난 빈자리를 팰리세이드나 GV80 같은 '물렁한' 도심형 SUV들이 메우려 하지만, 아빠들의 갈증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단종은 끝이 아니다. 이는 전동화라는 새 갑옷을 입고 돌아올 '전설의 2막'을 위한 숨 고르기일 뿐이다.
Kia Mohave The Master 전측면 / 출처=기아 홈페이지
1. 시대가 버린 것이 아니라, 시대가 감당 못한 것
모하비의 단종 원인을 단순히 '판매 부진'으로 치부하는 건 하수나 하는 분석이다. 진짜 살인자는 '환경 규제'다. 유로 6, 유로 7으로 이어지는 살인적인 배출가스 기준 앞에서 V6 3.0L 디젤 엔진을 유지하는 건 제조사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벌금을 감수해야 하는 자해 행위였다. 여기에 시장의 중심이 승차감 좋은 '모노코크 바디'로 넘어가면서, 투박하고 무거운 프레임 바디는 효율성이라는 잣대 아래 처형당했다. 모하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효율과 친환경만을 강요하는 이 시대가 '낭만'을 허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Kia Mohave The Master 전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2. 팰리세이드가 채울 수 없는 ‘야성의 공백’
모하비가 떠난 자리를 팰리세이드와 GV80이 차지했지만, 4050 아빠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가족을 태우고 마트를 가는 건 그들도 잘한다. 하지만 2톤이 넘는 카라반을 끌고 강원도 고개를 넘거나, 자갈밭을 거침없이 주파하는 '신뢰감'은 오직 프레임 바디인 모하비만이 줄 수 있는 영역이었다. "차를 믿고 험지로 뛰어든다"는 경험은 제아무리 전자장비로 무장한 도심형 SUV더라도 흉내 낼 수 없다. 모하비 중고차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현상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진짜 SUV'를 그리워한다는 증거다.
Kia Mohave The Master 측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3. 내부 경쟁? 아니, 장르가 다르다
일각에서는 팰리세이드의 넓은 공간과 GV80의 럭셔리함에 밀렸다고 말한다. 틀렸다. 애초에 장르가 달랐다. 모하비는 '조선 지바겐'이라 불리며 독자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모델이다. 하지만 기아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무시할 순 없었다. 같은 그룹 내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대형 SUV들이 주류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노후화된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개발비를 쏟는 건 경영학적으로 불가능한 셈법이었다. 모하비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업 논리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Kia Mohave The Master 디테일 / 출처=기아 홈페이지
4. ‘타스만’ 플랫폼, 부활의 열쇠를 쥐다
희망은 의외의 곳에서 싹트고 있다. 기아가 출시한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이다. 타스만은 모하비의 영혼을 계승한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을 사용한다. 최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기아는 타스만의 견고한 래더 프레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5도어/7인승 정통 SUV 모델(가칭 '타나미' 등)의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픽업의 적재함을 제거하고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이 모델이야말로 우리가 기다리던 '모하비 풀체인지'의 실체이자 화려한 부활이 될 것이다.
Kia Mohave The Master 실내 / 출처=기아 홈페이지
5. 전동화와 프레임 바디, 완벽한 하모니
"디젤 없는 모하비는 가짜"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오히려 전동화는 오프로드 SUV에게 축복이다. 기아는 향후 타스만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 버전까지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기 모터 특유의 초반 최대 토크는 험로 탈출과 견인력에서 디젤을 압도한다. 단단한 프레임 바디 위에 정숙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결합된 차세대 모하비는 환경 규제를 비웃으며 압도적인 성능으로 도로를 지배할 '하이테크 몬스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Kia Mohave The Master 후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 카앤이슈 Insight
"모하비는 단종된 것이 아니라 '진화'를 위해 잠시 멈춰 선 것입니다. 타스만 픽업의 등장은 곧 '모하비 후속(TASMAN SUV)'의 등판을 위한 레드카펫이며, 아빠들의 로망은 전동화라는 날개를 달고 반드시 귀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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