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V5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평일엔 도심형 비즈니스, 주말엔 야생의 호텔." 환경부 인증을 마친 PV5 라이트캠퍼는 기존 포터/봉고 기반 캠핑카들이 가진 '안전성 불안'과 '승차감의 한계'를 E-GMP.S 플랫폼 하나로 종식시킨다. 5천만 원대 가격으로 럭셔리 캠핑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릴 이 모델의 실체를 해부한다.
2026 기아 PV5 전측면 / 출처=기아 홈페이지
1. 상용차의 한계를 넘은 태생적 '금수저' 플랫폼
기존 캠핑카 시장은 화물차인 포터나 봉고를 개조한 '비정상적 형태'가 주류였다. 그러나 PV5 라이트캠퍼는 설계의 시작점부터 다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에 맞춰 개량한 'E-GMP.S'를 적용했다. 이는 단순히 전기로 간다는 뜻이 아니다. 화물 운송에 치중된 ST1과 달리, PV5는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성격이 짙다. 덜덜거리는 디젤 트럭의 승차감이 아닌, 전기 승용차 수준의 정숙성과 주행 질감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존 캠퍼들에게는 '생태계 교란'이나 다름없다.
2026 기아 PV5 전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2. '위켄더'의 DNA, 모듈형 인테리어의 혁신
CES 2024에서 공개된 '위켄더(WEEKENDER)' 컨셉트는 PV5 라이트캠퍼의 예고편이었다. 핵심은 '공간의 가변성'이다. 필요에 따라 시트를 떼어내거나 위치를 바꾸고, 벽면에 캠핑용 수납함을 부착하는 모듈형 인테리어는 좁은 차박 공간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특히 2열 시트의 '폴드 앤 다이브' 기능은 별도의 평탄화 작업 없이도 즉시 침실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220V 가전을 자유롭게 쓰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은 가스버너와 등유 난로를 챙기던 캠퍼들에게 '무혈입성'과도 같은 쾌적함을 선사한다. 인덕션과 커피머신을 꽂는 순간, 노지는 곧 펜트하우스가 된다.
2026 기아 PV5 측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3. 주행거리 345km, 캠핑의 마지노선을 넘다
전기 캠핑카의 아킬레스건은 언제나 주행거리였다. 무거운 짐을 싣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인증 완료된 PV5 라이트캠퍼의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345km다. 일반 패신저 모델(358km) 대비 큰 손실 없이 방어해냈다. 이는 서울에서 강원도 오지 캠핑장까지 충전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권'이다. 특히 저온 주행거리 감소율이 약 18%에 불과한 점은 CATL의 NCM(삼원계) 배터리가 제 몫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겨울철 차박에서도 배터리 효율 급감으로 인한 '조난의 공포'를 지워버린 셈이다.
2026 기아 PV5 디테일 / 출처=기아 홈페이지
4. 늘어난 150kg, 그 속에 숨겨진 비밀
'라이트캠퍼 항속형 5DR'이라는 정식 명칭과 함께 공개된 공차중량은 2,220kg이다. 기존 패신저 모델 대비 약 150kg이 증가했다. 단순히 쇳덩이를 더 얹은 게 아니다. 이 무게 증가는 침상 변환 키트, 수납 시스템, 혹은 팝업 루프와 같은 '순정 캠핑 장비'가 기본 탑재되었음을 암시하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애프터마켓에서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게 차를 맡기고 불안에 떠는 대신, 제조사가 보증하는 완벽한 빌트인 시스템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사제 튜닝 시장에 던지는 기아의 냉혹한 '선전포고'다.
2026 기아 PV5 실내 / 출처=기아 홈페이지
5. 5천만 원대 가격, 시장을 독식할 '신의 한 수'
가격 정책은 이 차의 성패를 가를 결정타다. 패신저 베이직 모델이 4,540만 원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할 때, 라이트캠퍼는 5천만 원 중반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천만 원 후반대까지 노려볼 수 있다. 1억 원을 호가하는 수입 캠핑카나, 7~8천만 원대 스타리아 캠퍼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가격 붕괴' 수준의 경쟁력이다. 2026년 상반기 출시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이 가격대에 이 정도 공간활용성을 가진 전기차는 PV5가 유일하다. 경쟁 모델들은 긴장해야 한다.
2026 기아 PV5 후면부 / 출처=기아 홈페이지
💡 카앤이슈 Insight
"PV5 라이트캠퍼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대한민국 캠핑 문화가 '생존형 차박'에서 '스마트한 모빌리티 라이프'로 진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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