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5008 1.2L, 4천만 원대 수입 7인승 SUV로 ‘싼타페 잡겠다’는 배짱

4,814만 원 시작가, 국산차 가격으로 진입한 수입 7인승 SUV의 파격 공세
2열 독립 시트와 휠베이스 확장, 싼타페가 못 가진 '공간의 마법' 실현
1.2L 엔진에 145마력, '효율적 패밀리카'와 '심장병' 사이 치열한 눈치 게임
푸조 5008 전측면 외관 이미지

푸조 5008 전측면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수입차 시장에 '가성비'라는 낯선 키워드가 던져졌다. 푸조가 10년 만에 내놓은 '올 뉴 5008'은 4천만 원 후반대라는 공격적인 가격표로 싼타페와 쏘렌토가 장악한 국내 패밀리 SUV 시장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하지만 환호 뒤에는 "7인승 덩치에 1.2리터 엔진?"이라는 의구심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 선택이 프랑스식 실용주의의 승부수인지, 한국 시장과의 어긋남인지는 여기서 갈린다.

1. 4,814만 원의 승부수, 국산차 턱밑을 겨누다

푸조가 칼을 갈았다. 알뤼르 트림 기준 4,814만 원, GT 트림 5,499만 원이라는 가격 설정은 사실상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중상위 트림)와 정면 대결하겠다는 의지다. 수입 7인승 SUV가 5천만 원 언더에서 시작한다는 건, 그동안 '가성비' 문제로 수입차 진입을 주저하던 3040 아빠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한 트리거(Trigger)다.

단순히 가격표만 싼 게 아니다. 프랑스 현지에서 기획부터 생산까지 완료된 '리얼 프렌치' 혈통임에도 불구하고, 관세와 물류비를 뚫고 이런 가격을 맞췄다는 건 한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사의 '출혈 경쟁' 의지로 해석된다. 이는 독주 체제에 안주하며 가격을 야금야금 올리던 국산 SUV들에게 섬뜩한 경고장이 될 것이다. 소비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지만,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성가신 불청객이 안방에 들어온 셈이다.

푸조 5008 전면부 외관 이미지

푸조 5008 전면부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2. STLA 미디엄 플랫폼, 공간 혁명의 실체

이번 5008의 핵심 무기는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이다. 전장은 4,810mm로 싼타페(4,830mm)보다 소폭 짧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900mm로 싼타페(2,815mm)보다 무려 85mm나 길다. 이 수치는 단순한 제원 차이가 아니라, 2열과 3열 거주성에서 '체급을 뛰어넘는 하극상'을 의미한다.

특히 2열 시트 구성은 경쟁 모델을 압살한다. 국산 SUV들이 벤치 시트를 주로 쓰는 반면, 5008은 1:1:1 독립형 슬라이딩 시트를 채택했다. 카시트 3개를 나란히 장착하거나, 성인 3명이 앉아도 어깨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3열 역시 50:50 폴딩을 지원하며 트렁크 용량은 최대 2,232L까지 확장된다. 이는 "수입차는 예쁘지만 좁다"는 고정관념을 박살 내는, 철저히 계산된 공간 설계다.

푸조 5008 측면부 실루엣 이미지

푸조 5008 측면부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3. "사자의 발톱"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디테일

디자인은 푸조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자, 구매 결정의 결정타다. 전면부는 그라데이션 그릴과 헤드램프가 경계 없이 융합되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며,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의 발톱' 3줄 주간주행등(DRL)은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싼타페의 'H' 라이트가 호불호의 영역이라면, 5008의 라이팅 시그니처는 호감도가 높은 세련미를 택했다.

측면과 후면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투박한 박스카 형태를 거부한다. 픽셀 LED가 적용된 후면부는 간결하면서도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단순히 짐을 싣는 차가 아니라, 오너의 취향을 대변하는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한다. 휠 디자인부터 엠블럼 배치까지,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터치가 묻어나는 디테일은 국산차의 기계적인 마감과는 결이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푸조 5008 외관 디테일 램프 이미지

푸조 5008 디테일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4. 파노라믹 아이-콕핏, 운전석을 지배하다

실내의 주인공은 단연 '파노라믹 아이-콕핏(i-Cockpit)'이다. 21인치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감싸 안으며 마치 비행기 조종석에 앉은 듯한 몰입감을 준다. 이는 경쟁 모델들의 평범한 일자형 스크린 구성과는 차원이 다른 시각적 경험이다. 여기에 토글스위치 대신 들어선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와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은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GT 트림에 적용되는 나파 가죽 시트와 마사지 기능, 8가지 엠비언트 라이트는 5천만 원 중반대 차량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급감의 마지노선을 충족시킨다. 단순히 화면만 키운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차량과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인체공학적으로 재설계했다. 실내 소재와 감성 품질만큼은 동급 국산차 대비 확실한 우위에 있다.

푸조 5008 실내 인포테인먼트 이미지

푸조 5008 실내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5. 1.2L 145마력, 치명적 약점인가 기술적 묘수인가?

가장 뜨거운 감자는 파워트레인이다. 1.2L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더해 합산 145마력을 낸다. 경쟁자인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1.6 터보 기반으로 235마력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수치상 '체급 미달'로 보일 수 있다. 7인승 SUV에 1.2 엔진이라니, 국내 소비자 정서상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다운사이징의 끝판왕'이다.

하지만 푸조는 이를 '도심형 효율성'으로 방어한다. 21kW 전기모터가 저속 구간에서 적극 개입하여 도심 주행의 50%를 전기 모드로 소화하고, 복합 연비 13.3km/L를 달성했다. 제2종 저공해차 인증으로 공영주차장 할인 등 혜택도 챙겼다. 즉, 이 차는 '풀악셀'을 밟으며 언덕을 치고 나가는 차가 아니라, 도심에서 가족을 태우고 부드럽게 크루징 하는 용도다. 출력의 갈증을 실용적인 유지비와 세금 혜택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고속도로 추월 가속 시 느낄 답답함은 소비자가 감내해야 할 딜레마다.

푸조 5008 후면부 외관 이미지

푸조 5008 후면부 / 출처=푸조 미디어센터

💡 카앤이슈 Insight

"1.2 엔진에 대한 편견만 깬다면, 4천만 원대에 누릴 수 있는 가장 섹시하고 실용적인 수입 패밀리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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