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가 5천만 원대?' 기아 EV9 가격 붕괴, 아이오닉9에 백기 들었다

• 시작가 6,197만 원 파격 인하, 보조금 '영끌' 시 5천만 원대 진입하는 기이한 가격 역주행
• 아이오닉9 판매량(8,227대) 대비 1/5 수준인 EV9(1,594대), 프리미엄 자존심 버리고 '생존 모드' 가동
• "1억 주고 산 차주만 봉인가" 중고차 시세 방어 포기하고 시장 점유율 뺏겠다는 기아의 위험한 도박

"1억 원대 국산 전기차"라는 타이틀은 결국 독이 든 성배였다. 형제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9이 시장을 휩쓰는 사이, 기아 EV9은 판매량 급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백기 투항'에 가까운 가격 정책을 내놨다. 2026년형 연식 변경과 함께 5천만 원대(실구매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들고나온 EV9. 이것은 소비자를 위한 혜택인가, 아니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마지막 발악인가.

기아 EV9 주행 및 전측면 이미지

Kia EV9 전측면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1. 1,594대 vs 8,227대, 수치로 증명된 '완패'

냉정하게 말해 지난 성적표는 '참사' 수준이다. 같은 플랫폼(E-GMP)을 쓰면서도 아이오닉 9이 8,227대를 팔아치우며 승승장구할 때, EV9은 고작 1,594대에 그쳤다. 무려 5배가 넘는 판매량 격차는 단순히 디자인 호불호의 영역을 넘어섰다. 시장은 EV9의 초기 고가 정책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번 연식 변경에서 기아가 꺼내 든 '가격 인하' 카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다.

기아 EV9 전면부 그릴 및 헤드램프 이미지

Kia EV9 전면부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2. '깡통'인 줄 알았는데? 5,800만 원의 유혹

새로 신설된 '스탠다드 라이트' 트림의 가격은 6,197만 원. 기존 에어 트림 대비 215만 원이나 몸값을 낮췄다. 여기에 정부/지자체 보조금과 제조사 특별 할인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5,800만 원대까지 곤두박질친다. 이 가격대는 경쟁 모델인 아이오닉 9(6,700만 원대 시작)의 명치를 정확히 가격한다. 싼타페나 쏘렌토 하이브리드 풀옵션을 고민하던 수요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생태계 교란종'급 가격 책정이다.

현대 아이오닉 9 측면 프로파일 실루엣 이미지

Hyundai IONIQ 9 측면부 / 출처=현대자동차 미디어센터

3. 상위 트림 팀킬? '급 나누기'의 디테일

가격만 보면 혜자롭지만, 기아는 철저하게 계산적이다. "싸게는 주되, 럭셔리는 기대하지 마라"는 식이다. 1열 시트백 USB 포트를 고속(PD)이 아닌 일반형으로 낮추고, 실내 소재를 하향 조정하는 등 보이지 않는 원가 절감이 곳곳에 숨어 있다. 하지만 필수적인 상품성은 지켰다. 6인승 스위블 시트 선택 시 3열 열선 시트를 넣어주는 구성이나, 비상 램프 기본화 등은 '깡통 차'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기아 EV9 휠 및 램프 디테일 이미지

Kia EV9 디테일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4. 안 팔리는 차만 '세일', 잘 팔리면 '배짱'

기아의 이중적인 태도도 관전 포인트다. EV3, EV4 등 없어서 못 파는 모델은 연식 변경 때 가격을 동결했다. 오직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EV9만 가격을 내렸다. 이는 철저히 '수요 공급의 법칙'을 따르는 자본주의적 셈법이다. 아이오닉 9이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동안, EV9은 대중화 모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향후 중고차 시장에서 EV9의 감가 방어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현대 아이오닉 9 실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이미지

Hyundai IONIQ 9 실내 / 출처=현대자동차 미디어센터

5. 기존 오너들의 분노, 그리고 신규 진입의 기회

이번 가격 인하 소식에 가장 피눈물을 흘리는 건 기존 EV9 차주들이다.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 내가 타던 차의 중고 시세는 그보다 더 가파르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구매자에게는 역대급 기회다. 국산 준대형 전기 SUV를 5천만 원대에 소유할 수 있다는 건 압도적인 메리트다. 다만, 구매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은 '내가 이 차를 얼마나 오래 탈 것인가'다. 짧게 타고 바꿀 생각이라면 감가 폭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대 아이오닉 9 후면부 테일램프 및 디자인 이미지

Hyundai IONIQ 9 후면부 / 출처=현대자동차 미디어센터

💡 카앤이슈 Insight

"기아의 5천만 원대 승부수는 아이오닉 9을 잡기 위한 '신의 한 수'일까, 아니면 브랜드 가치를 깎아먹는 '자충수'일까. 확실한 건, 지금 EV9을 계약하는 소비자는 '가성비'를 얻는 대신 '프리미엄'이라는 환상을 철저히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카앤이슈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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