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조용한 포식자' 렉서스가 8년 만에 칼을 갈았다. 단순히 얼굴만 고친 것이 아니다. 내연기관의 종말을 고하는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플래그십을 위협하는 차체 크기로 무장했다. 독일 3사가 주춤하고 제네시스가 가격을 올리는 사이, 신형 렉서스 ES는 '가성비'가 아닌 '상품성'으로 시장의 판을 엎으러 왔다.
2026 렉서스 ES 350e 전측면 / 출처=렉서스 뉴스룸
1. 주행거리 478km, 효율로 증명한 '기술의 렉서스'
더 이상 "하이브리드 원툴"이 아니다. 렉서스는 이번 8세대 ES를 통해 순수 전기차 시장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환경부 인증을 마친 'ES 350e'는 74.7kWh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78km를 주행한다. 이는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약 427km)을 가볍게 넘어서는 수치다.
단순히 배터리 용량만 늘린 무식한 방법이 아니다. 렉서스 특유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결합되어 경쟁차 대비 적은 배터리로 더 먼 거리를 가는 '고효율'을 실현했다. 이는 충전 스트레스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치명적인 매력으로 작용한다. 227마력의 출력은 수치상 평범해 보일지 모르나, 일상 영역에서의 쾌적함은 이미 검증된 렉서스의 DNA다.
2026 렉서스 ES 350e 전면부 / 출처=렉서스 뉴스룸
2. 전장 5,140mm, '체급 파괴' 시나리오 현실화
신형 ES의 제원표를 본 순간 경쟁사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 전장이 무려 5,140mm다. 기존 모델 대비 165mm가 늘어난 수치이며, 이는 동급인 E-클래스나 5시리즈는 물론이고, 상위 모델인 제네시스 G80(4,995mm)마저 한참 아래로 내려다보는 크기다.
심지어 자사의 플래그십 LS와 견주어도 전폭(1,920mm)은 더 넓다. 이는 "E세그먼트 세단"이라는 틀을 깨고, F세그먼트(대형) 시장까지 넘보겠다는 렉서스의 야욕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패스트백 스타일로 유려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자칫 비대해 보일 수 있는 덩치를 날렵한 스포츠 세단의 실루엣으로 승화시켰다.
2026 렉서스 ES 350e 측면부 / 출처=렉서스 뉴스룸
3. '보수'를 버리고 '혁신'을 입은 디지털 콕핏
"렉서스 실내는 올드하다"는 비판은 이제 폐기처분해야 한다. 신형 ES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철저하게 디지털화되었다. 직관성을 해치던 물리 버튼들은 과감히 삭제되거나 디스플레이 속으로 통합되었다.
특히 시동을 걸면 은은하게 떠오르는 히든 터치 스위치와 조수석 디스플레이 탑재는, 그동안 기술 적용에 보수적이었던 일본 브랜드가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를 보여준다. 듀얼 무선 충전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IT 기기에 익숙한 젊은 리치 마켓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6 렉서스 ES 350e 실내 운전석 / 출처=렉서스 뉴스룸
4. 오너드리븐을 넘어 '쇼퍼드리븐'의 영역으로
2열 공간의 진화는 이번 풀체인지의 백미(白眉)다.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과 레그레스트, 열선 및 통풍 시트가 포함된 '이그제큐티브 시트'의 적용은 ES를 단순한 패밀리 세단에서 'VIP 의전용 차량'으로 격상시켰다.
기존 G80이나 5시리즈의 2열 공간이 다소 아쉽다고 느꼈던 소비자들에게 신형 ES의 광활한 레그룸은 대체 불가능한 메리트다. 늘어난 휠베이스를 디자인이 아닌 거주성에 온전히 쏟아부은 결과다. 이는 법인차 시장에서의 수요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강력한 무기가 된다.
2026 렉서스 ES 350e 실내 디테일 / 출처=렉서스 뉴스룸
5.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양손의 떡'을 쥐다
렉서스는 영리하다. 급진적인 전동화로 적자를 보는 경쟁사들과 달리, '캐시카우'인 하이브리드와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를 동시에 투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검증된 2.5L 하이브리드 시스템(350h)은 출력을 247마력으로 높여 여전히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보수층을 공략하고, 전기차(350e, 500e)는 테크니컬한 얼리어답터를 유혹한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500e는 듀얼 모터 합산 343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WLTP 기준 610km라는 괴물 같은 스펙을 자랑한다. 다만, 국내 출시 여부가 미정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나, 엔트리 EV 모델만으로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재앙 수준이 될 것이다.
2026 렉서스 ES 350e 후면부 / 출처=렉서스 뉴스룸
💡 카앤이슈 Insight
"크기, 효율, 브랜드 신뢰도라는 삼박자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독일차가 잔고장 이슈로 주춤하고 국산 프리미엄이 가격 저항선에 부딪힌 지금, 신형 ES는 시장의 빈틈을 정확히 찌르는 치명적인 비수(匕首)가 될 것이다."
카앤이슈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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