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전측면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 투싼이 장악한 준중형 SUV 시장에 '생태계 교란종'이 등장했다. 중국 세레스(Seres)가 작정하고 내놓은 '랜디안 E5 플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2,000만 원대라는 경차급 가격표에 중형급 차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욱여넣었다. 단순히 "싸구려 중국차"로 치부하기엔 스펙 시트가 보여주는 수치가 너무나 살벌하다.
1. 가격 파괴, 이건 '가성비'가 아니라 '시장 침공'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부터 보자. 랜디안 E5 플러스의 중국 현지 시작가는 11만 9,800위안, 한화로 약 2,490만 원이다. 현재 투싼 하이브리드 깡통 모델이 3,2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앉은 자리에서 700만 원 이상, 옵션을 따지면 1,000만 원 가까이 세이브되는 셈이다. 단순히 싼 게 아니라 상품 구성 자체가 '반칙'에 가깝다. 이 가격에 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는 건, 제조사가 마진을 포기하고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명백한 '선전포고'다. 국내 경차인 캐스퍼 풀옵션 가격으로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산다는 건, 기존 내연기관차 오너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자 국산차 업계에는 뼈아픈 직격탄이 될 것이다.
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전면부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2. 투싼보다 큰 덩치, 공간 효율의 '하극상'
크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전장 4,760mm는 투싼(4,630mm)이나 스포티지(4,660mm)를 훌쩍 뛰어넘어 싼타페의 영역을 넘보는 수준이다. 휠베이스는 2,785mm로 경쟁 모델 대비 수치상 열세로 보이지만, 실제 실내 공간 뽑기 능력은 중국차 특유의 '기이한 행보'를 보여준다. 실내는 철저하게 패밀리 SUV를 지향한다. 베이지 톤의 화사한 마감과 수평형 대시보드는 차급 이상의 개방감을 선사한다. 특히 2열 전용 디스플레이까지 챙긴 구성은 이 차가 단순한 보급형이 아니라, 쇼퍼 드리븐 요소까지 고려한 상위 포지션을 노리고 있음을 증명한다. 좁은 뒷좌석 때문에 준중형 SUV 구매를 망설였던 가장들에게는 '압도적 메리트'로 다가온다.
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측면부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3. 화웨이 DNA 이식, 기술력 얕보다간 큰코다친다
세레스는 화웨이와 합작(AITO)하며 기술력을 급속도로 흡수한 브랜드다. 랜디안 E5 플러스에도 그 DNA가 흐른다. 15.6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풀 LCD 계기판은 기본이고, 자체 AI인 '더우바오' 기반 콕핏 시스템을 탑재해 음성 인식과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돌비 사운드 시스템과 어댑티브 서스펜션(FSD)까지 적용했다. 2,000만 원대 차량에서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 자동차 업계의 '상식 파괴'다. 중국차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조잡한 UI'와 '부실한 편의 사양'은 이제 옛말이 됐다. 국산차가 옵션질로 가격을 올릴 때, 이들은 풀옵션을 기본기라 부르며 폭주하고 있다.
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디테일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4. 기름 냄새 맡을 일 없다, 전기 주행거리 230km의 충격
이 차의 진짜 무기는 파워트레인이다. 1.5리터 가솔린 엔진 기반의 '슈퍼 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 출력만 215마력에 달한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배터리 효율이다. 순수 전기 모드(EV)로만 최대 230km(중국 기준)를 주행한다. 한국 기준으로 인증을 다시 받아도 150km 이상은 충분히 확보될 수치다. 일반적인 국산 PHEV가 고작 50~60km를 가는 것과 비교하면 체급이 다르다. 서울 시내 출퇴근은 물론, 수도권 근교 여행까지 기름 한 방울 안 쓰고 다녀올 수 있다는 뜻이다. 유지비 측면에서 국산 하이브리드를 압살하는 '게임 체인저'다. 주유소 사장님들이 싫어할 만한 스펙이자,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가 기다려온 최적의 타이밍이다.
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실내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5. '중국차'라는 꼬리표, 신뢰도 극복이 최후의 관문
물론 모든 게 완벽할 순 없다. 스펙과 가격이 아무리 좋아도 'Made in China'라는 꼬리표는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양날의 검'이다. AS 네트워크 부족, 부품 수급 문제, 그리고 결정적으로 안전성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세레스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또한, 국내 수입 시 관세와 인증 비용이 붙으면 2,000만 원대라는 기적의 가격표는 유지되기 힘들다. 하지만 3,000만 원 초반대에만 맞춰도 시장 파괴력은 유효하다. 단순히 싸서 사는 차가 아니라, "타보니 좋더라"는 입소문이 퍼지는 순간, 국산차 제조사들이 누려온 독점적 지위는 침몰할 수도 있다. 소비자는 이제 맹목적인 애국심보다 내 지갑을 지켜줄 합리성을 원한다.
2025 세레스 랜디안 E5 플러스 후면부 / 출처=세레스 홈페이지
💡 카앤이슈 Insight
"가격표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품질 논란을 압도하는 가성비가 한국에 상륙한다면, 시장의 분위기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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