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SUV 시장의 갈증이 극에 달한 지금, 기아는 정답지인 '텔루라이드'를 한국 땅에 내놓지 않는 '기이한 행보'를 고집하고 있다. 형제차 팰리세이드가 독주하는 사이, 북미에서 검증된 압도적 상품성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춘 텔루라이드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북미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 차를 두고, 한국 소비자는 언제까지 제조사의 눈치 게임에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기아 텔루라이드 전측면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1. 자연흡기의 종말, 터보 하이브리드의 '선전포고'
과거의 텔루라이드가 배기량의 여유를 팔았다면, 2026년형 모델은 철저히 실리를 챙긴다. 시대착오적인 3.8L V6 자연흡기 엔진을 과감히 도려내고, 2.5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주력으로 내세운 것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수다. 이는 단순히 연비 효율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저속 구간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고속 주행의 질감까지 잡겠다는 기술적 '선전포고'다. 유류비 부담 때문에 대형 SUV를 망설이던 아빠들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명분은 없다.
기아 텔루라이드 전면부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2. 가격표가 깡패다, 시장을 뒤흔든 '생태계 교란'
북미 시장에서 텔루라이드가 신화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핵심은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정조준한 '가격 책정의 묘수'에 있다. 시작가부터 상위 트림까지 경쟁 모델 대비 미세하게 낮게 설정된 가격은, 1달러의 가치에 민감한 북미 소비자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작용했다. 만약 이 가격 정책 그대로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면? 카니발과 팰리세이드로 양분된 국내 대형차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뒤엎고 독점 구조를 깨부술 '생태계 교란종'이 될 것이 자명하다.
기아 텔루라이드 측면부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3. 쇼핑몰용 SUV는 가라, X-Pro의 '야성'
도심형 SUV라는 핑계로 오프로드 성능을 거세한 무늬만 SUV들과 달리, 텔루라이드 X-Pro 트림은 진짜배기다. 지상고를 높여 접근각을 확보하고, 전용 서스펜션 튜닝과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해 험로 주파 능력을 실증했다. 이는 캠핑과 차박이 일상이 된 한국 레저 인구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한다. 단순히 겉멋만 든 '패션 오프로더'가 아니라, 실제로 흙길을 달릴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켜낸 셈이다. 이 정도 스펙이면 국내 어떤 지형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기아 텔루라이드 디테일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4. "한국만 쏙 뺐다" 명백한 '역차별'의 현장
"왜 한국만 안 파나?"라는 질문은 이제 지겨울 정도다. 노조와의 생산 라인 협의 문제, 팰리세이드와의 판매 간섭 우려 등 기업 내부의 복잡한 셈법이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명백한 '기만'이자 역차별이다. 모하비의 단종으로 프레임 바디의 향수를 대체할 강력한 모노코크 SUV가 부재한 상황에서,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불발은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기업 편의대로 제한하는 '오만함'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기아 텔루라이드 실내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5. 희망고문인가, 마지막 '히든카드'인가
북미에서 들려오는 텔루라이드의 승전보는 국내 팬들에게는 쓰라린 희망고문이다. 하지만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2026년 현재, 기아에게도 반전의 '트리거'가 필요하다. 만약 기아가 텔루라이드를 끝내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다면, 이는 급변하는 수입 SUV 공세 속에서 안방 시장을 스스로 내주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다만, 역수입 시 발생할 수 있는 AS 인프라 문제와 부품 수급 이슈는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리스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아 텔루라이드 후면부 / 출처=기아 미디어센터
💡 카앤이슈 Insight
"상품성은 이미 검증 끝났다. 남은 건 기아 경영진이 한국 시장을 '안방'으로 대우할 것인가, 아니면 잡은 물고기 취급하며 '방치'할 것인가 하는 태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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